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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The day a pig fell into the well , 1996

 

 

찌질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남자 효섭변변한 작품 하나 출간하지 못해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시달리는 소설가이다. 그는 경제적으로 매우 궁핍하게 살고 있지만 소설가라는 타이틀로 그저 하루하루를 본능에 충실하며 살아간다.

효섭은 가진건 없지만 무슨 매력이 있는지  두명의 여자가 있다.

민재(조은숙)는 24살로 효섭을 매우 사랑하고 사소한 것까지 기억하지만 효섭은 민재에게 시큰둥하고 짧은 만남에서조차 지갑을 놓고 왔다는 핑계로 민재가 계산까지 하게 하고 돈도 빌린다.  그 빌린 돈으로 유부녀 보경과 모텔을 가는 아주 찌질한 남자다.  더 최악은 모텔방에서 유부녀랑 불륜을 저지르는 부도덕한 인간이 보경에게 남편과 섹스를 하냐고 물어본다.

남편이 있는 여자를 만나면서 어떻게 그런말을 할 수 있는지...

문학계 동문이나 지인들에게도 인정을 못 받고 왕따를 당하는 효섭은 비틀러진 자존심으로 사소한 말이나 상대방의 실수에도 예민하고 과하게 반응을 해서 사고를 친다.

어느날 동기모임에서 식당 종업원이 실수로 자기 옷에 음식을 쏟자 폭발하고, 식당 관리인과 싸움을 하는 도중에 식당의 기물을 파괴한다. 이로 인해 즉심에 넘겨지는데 그는 담당 판사에게 자신의 “거창한” 신분을 들먹이며, 자기 행동이 정당하다고 열변을 토한다. 

                                                                         

                                                                         김효섭, 35세, 소설.. 소설가?

맥주병을 깨서 사람을 협박하고

경찰서에서 절 받았네?

기물 파손, 상해, 욕설..

아니, 글 쓴다는 사람이 이게 뭡니까?

판사님,

저는 나름대로 평생을 바쳐서 글을 써왔습니다

그리고 대학 강단에도 선 적이 있습니다

저는 한 번도 반사회적인 행동을 하거나,

부도덕한 일을 한 적은 없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정말 어쩔 수 없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그런.. 이유가 있습니다

요지만 말해요

그 한식집 종업원들만 아니었더라면

정말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 변상구란 사람은요,

저랑 같이 대학교를 다니는 제 선배입니다

그리고 문인이고요

근데 우리들이 문학에 대해서 토론하고 있는데!

왜 그, 고기 굽는 사람들이 끼어듭니까?

 

 

 

결벽증이 심한 동우는 지방 출장을 가게 되는데 아내인 보경을 의심해서 자꾸 전화를 한다. 내 생각엔 결벽증만 있는게 아니라 의처증도 있는것 같다. 그러면서 자신은 여관방에 티켓을 끊어 다방여자를 불러 자신의 욕정을 푼다.

이때 콘돔이 찢어진 것을 보고 동우는 화를내며 씻는다. 그리고 비뇨기과를 가는데 아내인 보경이 동우를 목격하고 미행을 한다. 자신과는 관계를 갖지 않는 동우가 비뇨기과에 갔을때는 한가지 이유(성병)밖에 없다고 생각을 하는 보경.

후배와 얘기 도중 죽은 아이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 쓸쓸해 하는것과 보경이 효섭을 만나러 다니는걸 보면 .. 아이가 잘못된건 아닐까 추측해본다. 집에 돌아와 "내가 오해했어. 너는 깨끗한 여자야" 라며 부인과 섹스하는 장면에서 보경이 바람난 이유를 알것 같았다. 효섭이 보경과 섹스할때와 동우가 보경과 섹스할때 장면이 너무도 비교된다.

효섭은 보경을 충분히 사랑해주고 동우는 혼자서 일방적으로 자신의 욕구를 푸는 행위일뿐 사랑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금수저인 극장아들을 몰라보고 찌질한 남자 효섭에게 빠져서 헛물을 캐는 허당 민재는 극장에서 매표소직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틈틈이 모닝콜이나 녹음 아르바이트를 하며 사는 성실한 여성이다. 업무중 자리를 비우면 안되지만 민재를 짝사랑하는 극장 아들 덕분에 사장에게 걸리지 않고 간간히 녹음 아르바이트를 나간다. 효섭의 생일선물과 케잌을 사들고 효섭에게 찾아갔다가 보경과 있는 광경을 목격하고 누구냐고 추궁을 하지만 효섭은 뻔뻔하게 적반하장으로 민재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니가 아무리 기를 쓰고 발버둥을 쳐도 너는 더럽고 개같은 똥이야!!!!" 라는 말을 듣는다.

효섭이 민재에게 소리지를때 감독이 효섭에게 하는 말처럼 들렸다.

효섭아 너는 아무리 기를 쓰고 발버둥을 쳐도 우물에 쳐박힌 더럽고 냄새나는 돼지야!!! 우물에 빠진 돼지라고!!
상처받은 민재는 이를 지켜보던 민수와 만나고 둘은 관계를 가지게 됩니다. 민재는 아무 감정도 없이 관계를 하고, 민수는 민재와 육체적 관계를 하지만 그 이상의 감정은 얻지 못한다.

참 안타까웠던게 민재는 어쩜 저리도 남자보는 눈이 없을까..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 사람은 민수인데..

어리석게도 불나방처럼 불구덩이 속으로 자신을 내던지는 구나.. 싶었다.

 . 

 

삼류소설가를 사랑한 보경이.. 왜 효섭에게 빠졌는지 알수 있을것 같다.

보경이는 결벽증과 의처증이 심한 남편에게 벗어나고 싶었을 것이다. 남편을 보면 아주 정이 떨어질 정도로 자기 중심적이다. 섹스를 할때만 봐도 그 사람이 어떤사람인지 금방 알수 있었다. 그리고 보경이와 동우사이에 아이가 한명 있었는데 그 아이에 대해서는 나오지는 않았지만 대충 짐작이 간다. 잘못 되었다는걸.. 

아이만 있었어도 보경이가 효섭이에게 매달리지 않았을것이다. 보경이는 마음둘곳이 필요해 보였다.
둘은 도망치기로 했지만 효섭은 나타나지 않았다. 기다려도 효섭이 오지 않자 효섭이 집에가서 쪽지를 남기고 나온다.
보경은 효섭의 집에서 돌아오다 남편을 보게 되는데 미행을 해보니 비뇨기가에서 검사를 받았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자신들의 가족사진이 걸려있는 사진관에가서 그 사진을 사려고 한다. 주인이 팔지않다 돈을주고 액자를 부스고

가족 사진을 찢어버린다. 아마도 남편이 무슨검사를 받았는지 알게 되었고 남편과는 끝이라고 생각을 해서 한 행동인것 같은데.... 완전 내로남불 아닌가. 자신은 효섭이랑 바람을 피우면서..

보경이가 약사인 친구집에서 잠깐 잠이 들어 꿈을 꾸는데.. 보경의 집에 보경의 영정사진이 걸려있고 남편과 효섭 그리고 민재가 같이 케잌을 먹고있었다. 그때 동우의 표정은 슬퍼보이지 않고 좀.. 미소 띤 얼굴이었다.

이 장면이 의도하는걸 이해하지는 못했다. 홍상수 감독은 이 장면에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보경은 다시 효섭의 집으로 간다. 효섭의 방안을 들여다 보지만 보경이 놀라지 않은걸 보면 어두워서 참혹한 광경을 보지 못한것 같다. 효섭의 방 안에는 민수가 효섭과 민재를 찔러 죽여 피투성이가 되어 있고 민수가 넋이 나간 듯 앉아있었다.

 

집에 돌아온 보경은 방 안에 누워있는데 동우가 들어오고 갑자기 관계를 한다. 아주 일방적으로.. 그러면서 어이없게도

"내가 오해했어. 너는 깨끗한 여자야". 라고 말한다. 보경의 감정따위는 신경도 안쓰고 관심도 없다. 오로지 자기자신의 감정만 중요한 이기적인 인간이다. 관계가 끝나고 동우는 담배를 사러 간다며 나가서 아이스크림을 사먹는다. 보경은 효섭의 자동 응답기에 사랑한다는 말을 남긴다. 동우와의 섹스 후 효섭이 진정 자신을 사랑하는구나 다시한번 느껴서 그러지 않았을까. 이후 보경은 낮에 혼자 집에서 신문을 보다 한 장씩 바닥에 깔고 베란다 문을 열며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장면도 좀 이해가 안갔다. 저 행위는 왜 하는걸까...

 

영화를 보고 홍상수 감독은 왜 제목을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로 했을까... 생각해봤다.

돼지는 효섭,동우, 보경, 민재를 말하는 거겠지. 다들 본능에 충실한 사람들이니까.

돼지가 우물에 빠졌을때 제 삼자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 더럽고 냄새나고 우스꽝스럽지 않을까

돼지 자신은.. 아주 기분이 더럽고 당황스럽겠지. 그리고 누가 보지 않았으면 좋겠고 빨리 우물에서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을 치겠지. 하지만 발버둥을 치면 칠수록 자신은 더 더러워지겠지.

 

효섭의 친구로 나온 송강호.. 반가웠음.




https://www.youtube.com/watch?v=eOSo9vCLIM4 

https://www.youtube.com/watch?v=2fB7jHNnlcM 

              https://www.youtube.com/watch?v=pmwRoiroVV8                                            

 

v=MBmuPfuGAwI&list=PL2978FDF00B8BDA96&index=5 

 

 

https://www.youtube.com/watch?v=XAZAWorWeL4&list=PL2978FDF00B8BDA96&index=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