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평화로운 섬 무도…
불편하고 섬뜩한 그 곳의 진실이 드러난다!
은행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해원(지성원 분)은 휴가를 받아 어렸을 때 잠시 머물렀던 무도로 향한다. 어릴 적 친구 복남(서영희 분)이 해원을 환대하지만 다른 섬주민들은 해원의 방문이 반갑지만은 않다.
복남의 배려로 편안한 휴가를 즐기며 서울에서의 스트레스를 잊어가던 해원에게 어느 날 부터인가 복남의 섬 생활이 보이기 시작한다. 사흘이 멀다 하고 남편에게 매를 맞고, 하루 종일 노예처럼 일하고, 그것도 모자라 육욕에 집착이 강한 시동생에게 성적인 학대까지 받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건 섬사람 모두 복남이 처한 상황을 외면할 뿐이다. 해원 역시도 자신과 딸을 서울로 데려가 달라는 복남의 간곡한 부탁을 냉정하게 거절하게 된다. 이제 무도에서 복남을 도와 줄 사람은 아무도 없고, 복남은 이 섬에서 가장 약한 존재가 되고 만다.
눈부시게 햇볕이 내리쬐던 어느 날, 복남은 낫 한 자루를 집어 든다.
그리고 시리도록 아프고, 미치도록 잔혹한 핏빛 복수가 시작된다!
사랑하는 해원아
정말 보고 싶다
편지 써도 답장도 없고
내편지가 제대로 가고는 있는 건지 모르겠다.
요즘도 많이 바쁘지?
아무리 바빠도 한번은 와라
꼭 너한테 부탁할 일이 있어
들어 줄 사람이 너밖에 없어
꼭 와야 돼. 꼭!
복남이가
착한 복남이를 누가 괴물로 만들었나...
진짜 괴물은 섬사람들이다. 이 세상에 죽어도 되는 사람은 없다지만 섬사람들이 하나둘 죽어갈때 불쌍하다는 생각은 눈꼽만큼도 들지 않았다. 사람이 아니라 괴물을 하나씩 제거하는 느낌이었다.
만종이라는 괴물이 제일 잔인하게 죽었지만 내 분이 풀리진 않았다. 딸 연이가 죽으면서 복남이는 희망을 잃고 정신줄을
놓아버렸다. 친구인 해원이는 괴물은 아니지만 너무 냉정하고 이기적이다. 타인에게 무관심하고 불친절한 해원이다.
친구 ‘김복남’을 둘러싼 불편하고 섬뜩한 진실들과 맞닥뜨리게 되지만 그녀는 자신이 목격한 진실들을 외면하며 복남을 위해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다.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 있는 복남의 절박한 도움의 손길도 외면한 채 냉소적인 태도의 관찰자로 그저 방관할 뿐이다. 그냥 구정물이 자신에게 튀는것이 싫은 마음이겠지만 잔인할 정도로 냉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폭력을 행사하고 성적학대를 한 사람만 죄인이 아니라 그걸 보고도 방관하고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도 죄인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섬마을 할머니들에 화가 나서 미치는줄 알았다. 이 사회에 그런 어른들이 복남이같은 괴물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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